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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 Stocks/Economy Basic 365

[경제 상식 6] 세탁기

by GreatDragin.Kim 2025.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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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식 6]
세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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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손으로 직접 해본 사람은 손빨래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동력이 얼마나 많은지 알 것이다. 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과거에는 더욱 그랬다. 빨래하기 위해 무거운 빨래 더미를 우물가로 가져가 무거운 방망이로 쉴새 없이 내리치고 이를 다시 물에 헹구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리고 젖은 빨래를 일일이 손으로 짜고 집으로 가져와 뜨거운 물에 삶고 이를 다시 널어놓기까지 수많은 작업을 거쳐야 했다. 특히 겨울에는 차가운 물에 손을 담가야 하는 고통까지 참아야 했으니, 아마도 여성에게 있어 가장 강도 높은 가사노동은 빨래였을 것이다.

현대적인 개념의 세탁기는 19세기에 이르러 등장하게 되었다. 1874년 미국인 윌리엄 블랙스톤이 아내의 생일선물로 수동세탁기를 만든 것이 각종 박람회 등을 통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후 1908년에는 전기세탁기가, 1911년에는 자동세탁기가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모터를 금속 틀에 씌워 감전 위험을 줄이면서 빨랫감을 휘저어 섞는 방식의 세탁기를 선보이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세탁기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세탁기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 금성사(현 LG전자)에서 처음 세탁기를 선보였는데, 당시 광고문구는 “빨래는 백조세탁기에 맡기시고 여유 있는 현대 가정을 가꾸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였다고 한다.

1940년대 미국 농촌 전력화 사업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기세탁기가 도입된 이후 17kg 분량의 세탁물을 빨래하는데 드는 시간이 4시간에서 41분으로 거의 6배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성이 빨래 같은 지루하고 힘겨운 가사노동에서 해방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도 하고, 다른 일을 찾아 집 밖으로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가족 내에서의 위치는 물론이고 고용시장,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크게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2009년 로마교황청 기관지에서는 20세기 여성 해방의 1등 공신으로 세탁기를 선정하기도 했다. 또 경제학자이자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장하준 교수는 “세탁기는 20세기 디지털 시대를 이끈 인터넷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변화시킨 발명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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